쌍용건설의 회생에 대한 비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11일 건설업계와 금융업계에 따르면 쌍용건설의 법정관리에 대한 지원 여부를 두고 우리은행 등 채권단과 자금을 회수하려는 PF투자자 군인공제회 사이에서 금융위원회가 타협안 자리를 마련했지만 양측의 의견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채권단이 기업정상화를 위해 자금을 지원해도 그 규모가 너무 크면 PF투자자에게도 고통 분담을 요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PF나 기업어음(CP) 등 비협약채권은 법적으로 채무유예나 원리금 탕감과 같은 고통 분담에 나설 의무가 없기 때문에 PF투자자인 군인공제회 입장에선 투자금 회수에 목소리를 높일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채권단이 쌍용건설의 정상화를 위해 자금을 새로 지원할 경우 이 돈이 군인공제회가 회수해가는 것을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군인공제회의 회수금은 PF 원금 850억원과 이자를 합쳐 1200억원에 이른다.

채권단은 군인공제회에 PF 3년간 유예와 일부 출자전환을 요구했다. "비협약채권을 가진 군인공제회가 워크아웃에 동참할 의무가 없어도 그동안 기업을 정상화 시키기 위해 고통분담을 했던 다른 사례들을 반영해줬으면 좋겠다"는 것이 채권단의 요구다.

하지만 회원들의 자산을 굴려야 하는 군인공제회는 "채권단이 지난 달부터 전액 유예와 출자전환 등 무리한 요구를 협의사항에 넣은 점이 문제의 원인"이라며 "이는 수익자에게 손실을 입혀 군인공제회가 배임에 걸리는 피해를 입게 된다"며 기업 회생에 동참을 거부하고 있다.

쌍용건설 관련 사업 중단 후폭풍 우려

이를 위해 군인공제회는 ▶연말까지 PF 원금 중 400억원 상환 ▶내년말 잔금 450억원 상환 ▶연체이자 2년간 상환 유예 ▶연체이자율 연 10.5%에서 6%대로 인하 등을 협상안으로 내놨다.

채권단과 PF투자자 사이의 갈등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1400여개에 달하는 하도급 건설업체의 연쇄 부실과 해외건설 현장의 중단, 그에 따른 발주 업체들의 잇따른 법적 소송 등 후폭풍이 커지게 된다"는 것이 쌍용건설과 금융위원회의 고민이다. 

일각에선 "채권단이 쌍용건설 워크아웃을 포기하려는 수순의 일부"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쌍용건설의 인수합병 실패로 채권단이 추가 자금지원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최근 한 회계법인에서 5000억원의 출자전환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오자 채권단 내부에서도 법정관리를 염두에 두는 듯한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는 내용이다.